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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과의 대화

by 귀브미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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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가을날,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길 위에 떨어진 낙엽들을 바라보았다.

울긋불긋한 색깔을 띤 낙엽들이 발밑에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잠시 멈춰서 나도 그 인사에 답해주고 싶었다.

“안녕, 낙엽아. 올해도 예쁘게 물들어 우리 곁에 와줬구나.”

낙엽은 나의 말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듯했다. 햇살을 머금고 붉게 물든 낙엽이 말했다.

“고마워, 나는 매년 나무에서 떠나와 이렇게 세상을 떠돌아다니지.

짧은 생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에 닿으며 나의 작은 이야기를 전하는 게 참 좋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추억 속에 이 낙엽들이 깃들어 있을지.

어쩌면 첫사랑을 떠올리게 했을지도, 혹은 가족과의 산책을 추억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 낙엽 하나하나는 우리 모두의 삶에 작지만 중요한 흔적을 남긴다.

“낙엽아, 너는 떨어지는 순간이 두렵지 않았니?”

잠시 조용하던 낙엽이 대답했다.

“처음엔 조금 무서웠어. 내가 있던 가지를 떠난다는 것이 아득했거든. 하지만 바람이 속삭여주었어.

두려워하지 말라고, 나를 품고 세상에 내리도록 도와줄 테니까.

그래서 나는 편안하게 그 품에 안겨 나무를 떠날 수 있었지.”

나는 낙엽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것은 우리가 어딘가에 속하고, 또 떠나야 할 때를 맞이하는 삶의 여정을 닮아 있었다.

떠날 때의 두려움과 낯섦을 넘어서는 그 낙엽의 용기가 가슴 깊이 와닿았다.

가을이 되면, 우리는 또다시 낙엽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들의 마지막 인사는 우리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작은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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